스키

로시뇰 r9s wc oversize 165

수정나라 2010. 12. 8. 11:49
08/09 로시뇰 R9S WC Ti Oversize

지난 2주간 네 번의 스킹을 하면서 로시뇰(Rossignol)의 R9S WC Ti Oversize 스키를 타 봤습니다. 그냥 맘 편하게 탄 게 아닙니다.^^ 그걸 테스트하는 기분으로 타 봤습니다. 어차피 이 스키를 테스트하고, 그에 관해 나름의 평가를 할 사람들이 로시뇰 데몬들이니까요.

일단 테스트 결과를 얘기하기 전에 이 R9S WC Ti Oversize 스키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해 보지요. 이 스키는 로시뇰 사의 회전경기용 스키의 대명사가 된 9S 시리즈의 최신판으로서 3시즌 전부터 나오는 Radical 스키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9S 앞에 “래디컬”의 두문자인 "R"이 붙은 것입니다.

그리고 이 스키의 이름에 WC, 즉 "월드컵(World Cup)"을 의미하는 약자가 들어간 것은 이게 월드컵용 스키가 아니고, 월드컵 스키 제작 기술을 적용했다는 의미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이런 경기용 스키 중에는 월드컵 경기용 스키와 양판 경기용 스키가 있습니다. R9S WC가 월드컵용 스키이고, 그냥 R9S Ti Oversize가 양판(이게 “대량판매”를 의미하는 말입니다.)용으로 만들어진 경기용 스키인 것입니다.

즉, 전자는 진짜 경기용 스키이고, 후자는 무늬만(?) 경기용 스키입니다.-_- 7-8년전 정도만해도 양판 경기용 스키가 경기용 스키로 알려지고 있었고, 그 땐 양판용이라는 타이틀이 안 붙어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실제로 선수들이 사용하는 스키가 따로 있다는 사실이 일반 스키어들에게도 알려졌지요. 그래서 그 때부터는 일반인들에게 판매되는 스키가 “무늬만 경기용“이라고 격하되고, 진짜 경기용 스키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생겼습니다.

알고 보니 선수들에게만 한정적으로 지급된 스키는 양판되던 경기용 스키보다 훨씬 강력한 스키로서 월드컵 출전 선수들에게 지급되는 스키라는 사실이 들통이(^^;) 난 것이지요. 그러다가 4-5년 전부터는 그 월드컵 스키들이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인들이 양판 경기용에 이어서 진짜 경기용 스키를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일단 이 얘기는 여기서 접어야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진짜로 알고 있는 이 월드컵 스키들을 진짜 월드컵 선수들이 안 타고 있다는 것조차 들통이 났으니까요. 실제 월드컵 선수들은 그 스폰서 회사들이 선수 각자에게 맞춰서 제작해 준 스키를 타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쨌건 우리들은 이제 양판되는 두 가지의 경기용 스키를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월드컵용과 기존의 양판용입니다. 여기서 다루게 되는 R9S WC Ti Oversize는 “진짜 양판용”인 것이지요. 기존의 양판용 스키로서 더 솔직하게 표현하면, 최상급자용의 스키인 것입니다. 이름 중의 Ti는 타이태늄(Titanium)을 의미합니다. 순수한 타이태늄 패널(panel)이 들어간 것이 아니고, 타이태늄 성분이 섞인 알루미늄, 즉 Ti Alloy(타이태늄 합금의 알루미늄)인 것입니다.

이 소재는 대단히 가벼우면서도 무게 대비로 보면 거의 최강의 구조재이기에 사용되는 것입니다. 이 패널을 구조재로 사용한 스키는 스킹 시에 부정적인 효과를 내는 비틀림(torsion)이 거의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매우 효과적인 에징이나 구조적인 안정성을 보장하게 됩니다. R9S WC Ti Oversize는 이런 타이태늄 패널이 스키 심재의 아래 위로 배치된 더블 Ti 구조입니다.

그리고 다른 회사에서는 스키 이름에 오버사이즈란 단어를 잘 안 쓰는 편인데, 로시뇰 사는 양판 경기용 스키에는 꼭 이 단어를 사용합니다. 이 역시 아시는 대로 기존 스키(conventional ski), 소위 “1자형 스키”에서 상하체가 굵어지고, 허리가 가늘어진 카빙 스키로 전환하는 스키 역사의 일대 혁명이 90년 대 중반에 일어난 이후에 2000년 대 초반에 다시 밀어닥친 작은 혁명이 바로 오버사이즈(oversize)로의 변화인 것입니다.

이건 스노우보드의 출현에 따라 시들어가던 스키를 살려낸 카빙 스키에 이어 스키의 새로운 경향으로 역시 스노우보드에 대항하여 생성된 신학파(new school) 스킹을 위해 만들어진 스키의 영향으로 생겨났습니다. 이 스키는 모글리스트를 중심으로 한 뉴 스쿨러들이 에어(air)에서의 안전한 착지를 위해 스키 판을 넓게 만든 이후에 이런 스키가 테니스 라켓의 오버사이즈 형태와 같이 스윗 스팟(sweet spot)을 늘려 주행 안정성을 높이고, 넓은 탑벤드(topbend)와 꼬리(tail)이 더 쉽게 날이 박힘으로써 보다 카빙 기술의 실현을 쉽게 한다는 점에서 대환영을 받았고, 결국 모든 스키들의 오버사이즈 경향을 가져왔습니다. 남들(타회사)도 다 그렇게 한 것인데, 로시뇰은 혼자서 그 단어를 제품명에 포함시켜 생색을 내기로 한 것이지요.

제가 이 R9S WC Ti Oversize 스키에 대해서는 깊은 관심을 가졌었고, 그래서 그 제원을 소개한 것이 2008/02/08입니다. “WCT 신제품 정보” 게시판에 올린 아래 링크의 글에서였죠.

http://drspark.connect.kr/cgi-bin/zero/view.php?id=ski_new_product&page=1&sn1=&divpage=1&sn=off&ss=on&sc=off&keyword=R9S&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14

이 때만해도 이 신제품이 수입되면 제일 먼저 타 보고 시승기를 올리리라고 작정을 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그 꿈은 제가 왼쪽 무릎의 연골 부상을 입으면서 무산되었습니다.-_- 결국 저는 로시뇰의 다른 데몬들이 쓴 소감문을 읽어보는 것으로 07/08 시즌을 끝내고 말았지요.



이 스키의 제원은 아래와 같습니다. 사실 R9S의 제원은 그것이 WC 구조를 채택했고, 머리와 꼬리가 무지 넓어졌다는 것 말고는, 변화의 측면에서 그 아래 사진에 있는 R9X에 미치지 못 합니다.(진짜 매력있는 것은 바로 그 대회전 스키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 글에서는 R9S만 다룹니다. 제가 시즌 초에 받은 R9X는 무릎 생각을 해서 로시뇰/엑심에 되돌려 주고 말았거든요.-_-)



위의 표에서 보셨듯이 이 스키는 길이로는 155/165/175cm의 세 가지가 있습니다. 165cm짜리가 남자 월드컵 선수들의 기본 길이이므로 일반 스키어들은 155~160cm 정도면 적당한 길이가 될 겁니다.(하지만 로시뇰은 엘란 등이 채택하고 있는 5cm씩의 길이 증가 방식이 아니고 10cm 증가 방식이어서 160cm짜리는 없습니다.) 이게 진짜 월드컵 스키가 아니므로 165cm 정도가 보통 키의 상급 및 최상급의 아마추어 스키어들이 탈 수 있는 스키라고 할 것입니다.(175cm짜리 회전용 스키는 누가 타는지 모르겠어요.-_-)

이 스키의 옆들림(sidecut)은 각각 머리/허리/꼬리의 넓이로 124/70/112mm입니다. 124mm 기본의 110mm 대의 회전 스키들을 옆에 가져다 놓으면 이건 좀 과장을 해서 주걱 옆에 삽을 가져다 놓은 것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그리고 회전반경(turn Radius)는 165cm 길이에서 11m라고 쓰여 있습니다. 회전 경기용 스키의 회전 반경은 작게는 11m 정도에서 크게는 13m 정도로 보면 되니까 여기서는 대략 최소 반경에 맞춰 결정한 것이라 하겠습니다.(하지만 이 수치는 틀립니다. 나중에 이에 대해 설명하지요.) 이 회전 반경은 만약 같은 옆들림 비례를 가진 스키가 길이만 틀린 경우에는 길이에 따라서 다 달라지게 됩니다. 당연히 짧은 스키의 회전 반경이 더 작아지고, 긴 스키의 회전 반경이 더 커지는 것이지요.

일단 이 스키의 제원을 위에서 살펴봤으므로 로시뇰 데몬 한 분이 3월 18일에 보내오신 시승 소감을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짧은 글이지만, 이 스키를 테스트해 본 느낌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박용범 로시뇰 데몬의 시승 소감

* 9S 오버사이즈 (12m : 124-70-112)

로시뇰 9S 오버사이즈는 최상급자와 상급자, 중상급자가 폭 넓게 사용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장비입니다. 탑 부분의 넓은 사이드컷으로 높은 그립력을 가지고 있으며, 넓은 상판은 설면의 접지 면적이 넓어 저속과 중속, 고속의 스피드에서의 안정감이 아주 탁월합니다.

또한 티타늄 소재를 상판의 위와 아래에 사용하여 회전 시 탄력성을 높여주어 숏턴에서의 경쾌한 느낌과 주행 시 회전의 연속성을 높여주어 스킹을 하는 스키어에게 빠른 스피드에서의 강한 리바운드의 부담감은 줄이고, 자연스러움과 경쾌함 부드러움을 주는 그런 스키인 것 같습니다.


제 시승 소감은 나중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위의 의견과 같은 것도 있고, 다른 것도 있습니다. 그 차이는 개인적인 취향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도 있고, 프로 스키어와 아마추어 스키어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도 있다고 할 것입니다.^^



위의 사진을 보면 R9S WC Ti Oversize의 제원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게 제가 타는 165cm의 스키입니다. 여기 쓰여 있는 회전 반경을 보십시오. 위의 스펙 도표에서는 회전 반경이 11m로 나왔었는데, 여기는 [165] 124-70-112 r:12m라고 나와있습니다. 로시뇰 사가 스펙 도표에서 실수를 한 것입니다. 다행히 박용범 데몬의 글에는 그 회전 반경 스펙이 정확하게 나와 있습니다. 실제로 스키를 받아 타 보면서 확인한 것이기에 실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럼 도대체 그 놈의 회전 반경 11m라는 실수가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아래 사진을 보시면 바로 아실 수 있습니다.



그건 바로 R9S의 155cm짜리 스키의 회전 반경인 것입니다.(이건 집사람 고성애 준강의 스키입니다. 이번 시즌에는 우리 부부가 둘 다 R9S로 갑니다.^^ 실제로 다른 시즌에는 서로 다른 스키를 사용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회전 스키의 경우 선택의 여지도 없이, 이 스키 이상의 것이 없다고 생각하여 통일한 것입니다.) 같은 옆들림에서 길이가 10cm가 줄어들면서 회전 반경은 1m가 줄어든 것이지요.(재미있지요? 길이가 10cm 줄면, 회전 반경이 1m가 줄어든다는 것.)



그럼 이제 저의 시승 소감을 말씀드릴 차례입니다. 제가 이 스키를 타면서 느낀 것은 이 08/09 R9S가 그 이전의 R9S나 9S들보다 훨씬 더 타기 쉬워졌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그 삽자루처럼 더 넓어진 탑벤드에 있습니다. 이 스키의 넓은 탑은 스키를 발목을 중심으로 하여 피보팅(pivoting)하여 비틀어 넣는 순간, 대단히 빠르게 설면을 파고 듭니다. 거의 당황할 정도입니다.

그 이유는 넓은 탑벤드가 그 뒤에 있는 접설면의 끝부분이 가진 넓이보다 더 넓어졌기 때문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스키가 설면에 놓일 때 설면과 접촉하는 부위는 중간에서 시작된 리버스 캠버(reverse camber)의 만곡된 원이 끝나는 앞뒤 끝지점입니다. 그 앞의 접설면보다 탑벤드의 넓이가 넓기 때문에 회전을 위해 스키를 한 방향으로 기울이는 순간 넓은 탑벤트 쪽에서 스키 날이 설면을 파고 드는 것이지요. 이런 선단이끔효과(front leading effect)가 큰 스키일수록 카빙을 하기가 편해 지는 것이고요.



하지만 이런 기능이 극대화된다고 다 좋은 건 아닙니다. 저는 기존에 오버사이즈 스키들을 많이 타왔기 때문에 이런 새로운 Over-Oversized 스키에도 곧바로 적응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제 집사람은 이 스키를 쓴 첫 날, 중사면에서는 괜찮았지만, 급사면에서는 너무 빨리 탑 에지가 물려들어가는 바람에 두 번이나 넘어졌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탑이 아주 넓은 스키를 써 보시지 않은 분들은 이런 스키를 사용하실 때 중사면에서 충분히 적응한 후에 급사면에 올라가시는 것이 안전상 좋습니다.

박용범 데몬께서는 이 스키가 “최상급자와 상급자, 중상급자가 폭 넓게 사용할 수 있는” 스키라고 하셨는데, 최상급자가 프로 스키어나 선수 출신의 상급자를 의미한다고 보고 여기서 말하는 상급자는 아마추어 상급자라고 할 때, “중상급자”의 레벨은 중급자와 상급자를 아우르는 것이 아니고, 중급과 상급 중간 레벨의 스키어를 의미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이 스키의 사용 레벨을 좀 좁혀 보면 “중상급자”와 “상급자”의 둘로 좁힐 수 있을 듯합니다. 일단 중급자는 제외입니다. 그들에게는 좀 버겁지요. 그리고 최상급자에게는 너무 쉽다는 면에서 편히 타려는 프로 스키어에게는 알맞고, 선수 출신에게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실제로 프로 및 선수 출신에게 알맞은 레벨의 스키는 진짜 월드컵 스키입니다.)



이 스키의 특징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은 재빠른 회전의 시작(turn initiation)입니다. 빠르게 회전이 되고, 탑벤드가 물려 들어가면서 정확히 밟아주기만 한다면 매우 강한 그립이 생깁니다. 전체적으로 넓은 바닥(꼭 상단부가 넓어서가 아니라), 즉 상단, 중단, 하단부 전체가 넓은 이유로 설면에 접촉하는 면적이 넓어지기 때문에 생기는 안정감은 발군입니다. 실제로 이 스키는 앞뒤가 넓은 가운데 허리를 더 좁힐 수도 있었겠으나 회전 반경을 회전 경기용 스키에 맞추려고 했기 때문에 다른 오버사이즈 스키들처럼 65mm나 66mm 등으로 더 좁히지 않았습니다. 허리가 넓어졌을 때는 발밑의 스윗스팟 부분에서의 에징의 속도는 약간 느려지지만 안정성은 대폭 늘어나게 되고, 전체적으로 넓은 바닥면으로 인해서 부드러운 눈에서의 부양력도 상당히 높아지게 됩니다.

회전 시의 허리 부분에서 오는 탄력성은 더블 Ti 구조의 두 타이태늄 패널이 가져오는 것이라기보다는 스키에서 대개 탄력성을 부가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소재인 카본판(carbon graphite sheet)의 영향입니다. R9S 급의 스키에는 촘촘히 짜여진(weaved) 카본에 적침된 에폭시 패널이 스키 바닥(base)에 가까운 쪽에 삽입됩니다. 하지만 이 탄력성이 더블 Ti 구조로 받쳐주지 못 하면, 비틀림이 일어나 죽어버리거나 엉뚱한 반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일이 Ti 패널에 의해 방지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 스키가 가진 안정된 가운데에서의 회전 스키다운 탄력성이 발군의 기량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R9S의 이런 탄력적인 특징은 저속에서나 고속에서 좋은 리듬감을 살려주게 되고, 그래서 그런 리듬을 탄 경쾌한 스킹을 가능케 합니다. 만약 이 리듬을 탄다면 저속에서나 고속에서 대단히 안정된 카빙 턴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탑 앤 테일 컨트롤(top & tail control) 위주의 회전을 주로 하는데, 사실 상 이런 스키는 탑 앤 테일보다는 탑 컨트롤에 더 어울립니다. 즉, 순도 높은 카빙 위주의 회전 스키로서의 성격을 R9S가 가지고 있다고 저는 느꼈습니다.



예전에 타던 정통적인(?) 오버사이즈 스키에 비해서 리듬만 잘 탄다면 이 스키는 순도 높은 스키딩(skidding) 방식의 회전을 제외한 카빙 숏턴까지 다양한 방식의 숏턴을 구사하기에 모자람이 없습니다. 특히 카빙 숏턴은 거의 저절로 된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쉽게 구사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반적인 카빙 숏턴에서처럼 다리를 넓게 벌린 레일 턴(rail turn) 방식의 카빙 숏턴을 하다가 다리를 어깨넓이보다도 좁힌 상태에서의 폴질을 더 적극적으로 하는 카빙 숏턴을 해 봤는데, 이 스키로는 그것도 큰 어려움이 없이 구사되었습니다. 일반적인 숏턴 스탠스에서 비교적 날을 많이 사용하는 숏턴이 된다는 말씀입니다.

이건 회전 스키이기 때문에 롱턴에는 별 위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어찌 보면 165cm의 길이임에도 불구하고, 미디움 턴(medium radius turn)에서도 별로 쓸만하다는 생각이 안 들지요. 단지 숏턴에 관심있는 분들에게만 좋은 스키라 할 수 있습니다. 적응이 되기 전에는 지나치게 선단의 날이 빨리, 깊이 파고 들어서 골아픈 그런 스키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이 스키는 억지로 턴을 만들려는 시도보다는 스키의 자연 회전 반경에 맞는 턴을 서두르지 않고, 기다리는 가운데 리듬을 찾아가는 시도가 바람직한 스키입니다. 정통적인 오버사이즈 회전 스키들에서처럼 힘으로 밀어부쳐도 잘 먹어주는(?) 그런 회전은 금물입니다. 분명 이 스키는 회전의 리듬이 깨지면 숏턴 그 자체가 헝클어지는 스키입니다.

한 외국 잡지에서 이 제품을 가리켜 “Fake Slalom Machine"이라고 했습니다. 거짓말처럼 회전(숏턴)을 잘 하게 만드는 스키라는 의미로 한 소리이지요. 100% 다 믿을 수야 없겠지만, 틀린 얘기도 아니라 생각이 됩니다.^^ 하여간 기술이 좀 부족해도 상당 부분 스키 자체의 능력에 기대볼만한 스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이번 시즌 들어서도 회전 스키로 이 스키만 타 본 게 아닙니다. 다른 회사의 회전용 스키 3개도 타 봤습니다. 그러면서도 저의 R9S에 대한 느낌이 틀리지는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스킹 첫 날 이 Over-Oversized 스키를 탔을 때 그걸 본 분들의 평가는 "부드러움"이었습니다. 이 제품의 최대의 단점은 너무 잘 돈다는 것입니다.-_- 돌려고 생각만해도 돕니다. 어떤 때는 생각보다 먼저 스키 앞단에서 캐칭(catching/잡아채기)이 일어나는 바람에 당황할 때도 있습니다. 하여간 탑벤드가 너무 넓다보니 생기는 일입니다. 물론 이런 것은 회전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상당히 큰 장점이 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회전의 컨트롤에 자신이 있는 분들에게는 이렇게 스키가 알아서 하는 게 많은 경우는 좀 재미가 없습니다. 이 제품의 단점은 스키를 타는 재미가 좀 덜하다는 것이지요.


- 이 스키, CS70 Classic은 로시뇰의 R9S WC Ti Oversize, 즉 양판 경기용 회전 스키와 동일한 것입니다. 단지 이것은 북미/유럽 모델이라는 것이지요. 전혀 달라보이는 모양입니다. 일본이나 우리 나라에서는 월드컵이니 경기용이니 하는 타이틀을 좀 중시하는 편인데, 북미나 유럽에서는 안 그런 모양입니다.^^;



그 다음 날 다른 회사(Elan)의 양판 회전 경기용 스키를 시승할 때 그걸 본 분들의 평가는 "강력함"이었습니다. 후자는 정통 오버사이즈 스키입니다. 왜 그런가는 나중에 쓰게 될 엘란의 Race SLX 시승기에서 말씀드리게 되겠지요.




참, 이 스키가 가진 장점 중 하나는 그 바인딩입니다. 로시뇰 Axial2 140 Ti TPI2(Axitec2) 방식의 스텝인(step in)도 턴테이블(TT)도 아닌 이 어중간해진 DIN 14의 바인딩은 이 스키를 비롯한 몇 가지의 로시뇰 스키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 Toe binding


- Heel binding, 지금은 스텝인 방식으로 눌러 체결하지만, 생김은 예전의 로시뇰/룩 턴테이블 방식의 바인딩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이 바인딩의 장점은 부츠의 중앙을 바인딩의 중앙에 맞춘 상태에서 앞뒤의 바인딩을 각각 따로 조절하여 센터링 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뭐, 이런 기능이 요즘은 로시뇰 바인딩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런 식으로 일체형 바인딩이 사용되니까 스키화 사이즈 차이가 많은 다른 분들에게 이 스키를 시승시킬 때 아주 큰 도움이 되더군요.



위의 사진은 앞뒤 바인딩의 중간 부위인데, 눈금에 맞춰서 앞뒤 바인딩을 밀고 당기면 마음 대로 길이 조절이 됩니다.